2022년 회고를 쓰기에 앞서, 2020년과 2021년 회고를 읽어봤습니다.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매년 회고를 작성하고 있는데요, 해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스스로 성장한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또 다음 해에는 어떤 일들을 겪고 성장해 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늘 제 곁을 지켜주는 좋은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서 감사하고 또 고마울 따름입니다.
저의 2022년을 상징하는 키워드라고 한다면 "의외의 기회들"인 것 같습니다.
올해 생긴 첫 번째 기회는 링크드인을 통해 찾아왔습니다.
국내에서 유명한 핀테크 회사의 리쿠르터 분이 링크드인을 통해 지원해볼 생각이 있는지 물어봐주신 것이 계기였습니다.
당시에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가 계속 Drop될까 말까 하던 상황이어서 회사에 회의감이 들던 찰나였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고 주변 사람들이 해당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좀 높은 편이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력서를 보냈을 때 스크리닝은 빠르게 통과했고 기술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탈탈 털렸습니다... 🥲
당시에 대규모, 대용량 시스템 설계에 대해서 이해도가 아예 없는 상태였고,
하다못해 저희 팀에서 작성한 시스템에 대해서도 이해도가 굉장히 낮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코딩을 잘해서 시스템이 잘 돌아간다고 생각했었지만, 실제로는 제가 아니라 팀에서 설계를 잘했던 거였습니다.
그걸 제가 한 것처럼 설명했으니.. 당연히 탈탈 털리는 게 정상이었던 거죠.
기술 면접 때 아주 혼이 나가버렸고, 솔직히 말하자면 면접관 님들의 시간을 뺏은 거 같아 굉장히 죄송했습니다.
해당 면접을 보고 제가 느낀 문제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이 면접 덕분에 루즈하게 가져가려고 했던 2022년의 계획과 액션들이 완전히 즉각적으로 실행되게 되었습니다.
쏟는 리소스에 비해서 지지부진했던 일들을 정리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도 그렇고, 스터디도 그렇고 쏟는 리소스에 비해서 결과물이 개인적인 기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좀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일을 여기저기 벌려놓았지만 일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벌려놓은 일들이 2개라면 각각 50%씩 쏟거나 최대 60%까지 쏟을 수 있는데 4개, 5개가 되어버리니
효율이 바닥까지 떨어져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래서 하고 있던 일들을 대부분 중지하고 내 성장을 위해 어떤 행동이 임팩트가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연찮게 데중어설 스터디를 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드라이브하지는 않던 스터디였습니다.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는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뭐, 그래도 한 두 번은 읽으려고 시도했었으니깐.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던 거 같은데."라는 안일한 생각이 있었던 거죠.
그러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탈탈 털리게 되고, 스터디를 하자고 제안했던 친구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Action 1에서 설명했듯 일을 정리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스터디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책에서 설명하는 레퍼런스 논문이나 흥미가 있던 글들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해도도 엄청나게 깊어지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거의 필사에 가까운 수준으로 책을 열심히 정리했다는 점!
이 책을 정리할 때 보통 8시간 정도 걸릴 정도로 꽤 열심히 정리하고 이해하면서 읽으려고 노력했던 거 같습니다.
주말 중에 꼭 하루는 시간을 내어 이 책에 투자하려고 했을 만큼 꽤 열심히 정리하면서 읽었습니다.
(제 블로그에도 글이 올라가있지만, 깃헙 링크를 공유해 봅니다.)
https://github.com/ddia-study/ddia-study
원래 외국계 회사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액션은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목표를 재수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어 능력에 대한 걱정이 생기게 되었고,
아는 형이 추천해준 화상영어 사이트에서 화상영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일주일에 40분씩 영어로 말하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라
40분 동안 제 생각을 말하는 것이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의견을 피력하는 것에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 있는 제 모습이 좀 충격적이기도 했어요.
영어가 늘어난 것보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하게 된 점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아키텍처에 의견을 제안하기도 하고, 예상되는 문제점을 글로 적어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액션들을 가져가기 시작하면서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 굴러가기 시작하니깐 눈송이가 눈덩이가 되고, Avalanche가 되어 굴러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데중어설 스터디가 끝나고 나서도 조급해하지 않고 제 부족한 지식을 채울 수 있는 책들을 많이 읽어나가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우연찮게 흥미로운 기회를 보게 됩니다.
제가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던 AUSG라는 AWS 관련 대학생 동아리에서 아는 형이 이런 글을 올려줬습니다.
2년 경력 이상이라고 적혀있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이력서 리뷰 이벤트를 신청하게 되었는데,
리쿠르터 분께 연락이 왔고 자연스럽게 프로세스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Associate SA 자격증을 따면서 "진짜 이런 일을 하는 직무가 있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흥미 정도만 가지고 있었기에,
프로세스도 사실상 반정도는 흥미에 의해 시작되었던 거 같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좋은 회사에서 날 굳이...?" 이런 생각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Phone Screening을 통과하고 WBS(White Boarding Session)을 통과하면서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특히 WBS를 진행하면서, 배우고 공부하고 싶은 내용들이 많아졌고 스스로도 Deep Dive 해서 공부해볼 수 있는 경험이었기에
놓치지 않고 싶은 정말 좋은 기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LP를 보면서는 전문 지식에 더해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뛰어난, 이런 사람들과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거의 2~3개월에 가까운 프로세스여서 죽어나가고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이 회사에 합격하게 되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제가 예상했던 것처럼 끝내주게 멋진 동료들과 좋은 문화까지 매일 감탄하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올해 왔던 첫 번째 기회를 날린 것을 기반으로 더 좋은 기회를 붙잡을 수 있어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역시 문제점을 느꼈을 때는 빠르게 액션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늘 제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제가 고민하고 스스로의 걱정에 갇혀있을 때 꼭 많이 들어주고 도와주려고 노력해주신 모든 분들 진짜 고맙습니다.
올 한 해 너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진짜 행복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커리어적인 내용보다는 좀 더 재밌는 내용!
여러 동아리의 내부 발표 행사나 작은 발표들은 늘 거절하지 않고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발표에 대한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점도 있었고
사람들에게 지식 전파를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얻는 게 많아서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AWS Community Day 행사에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동아리를 통해 얻게 되었습니다.
(방금 전에 등장했던 AUSG, 그 동아리가 맞습니다 😂)
발표자로 신청을 하기 전에 여러 고민을 했는데요,
하지만... 아는 형의 한 마디가 결국 신청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AWS 들어가면 외부 행사 Public Speaking에 제한이 있을 텐데, 지금 밖에 없어!!"
아 지금 밖에 없으면 해야죠 그렇죠?
예... 어쨌거나 발표를 하게 됐고.. 아직까지 제가 발표한 영상을 보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짜 달달 떨면서 발표한 게 느껴져서.. 셀프 피드백은 해야 하지만 다시 볼 자신이 없네요 흑흑)
크흠.. 그래도 링크는 남겨봅니다..
개인적으로 Athena에 관심이 있어서 써 봐야겠다는 생각 정도는 있었는데, 데모를 준비하며 써 보니 꽤 유용했습니다.
특히 발표를 기회로 Athena와 내부 엔진인 Presto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기회가 있으면 Presto에도 contribution을 해보고 싶네요 :)
(그리고 Public Speaking은.. 늘 한 번 더 고려해보고 하는 걸로...)
산업기능요원 복무가 끝나는 날짜와 이직한 회사로 입사하는 날짜 사이에 텀이 존재했는데,
당연히 이 기간에는 미뤄두고 미뤄뒀던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휴가도 꽤 많이 남았던 터라 남은 휴가도 다 털고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병무청에 신고해야 하는 일도 있었는데, 이전 회사 분들이 되게 잘 도와주신 덕에 잘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다들 저 혼자 유럽을 간다고 해서 엄청 걱정해주셨는데 솔직히 혼자 가서 너무 재밌었...크흠
거의 10개 넘는 미술관을 가서 조용히 시간도 보내기도 하고,
최애 영화인 비포 시리즈의 장소들을 찾아가기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시간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사진(이라 쓰고 자랑이라 읽는) 타임~~!
2020년 회고를 보니, 남은 2년 동안 산업기능요원을 조용히 잘 보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썼었더군요.
솔직히 2년동안 좌충우돌하며 조용히 보내지는 못했던 거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제 앞날이 밝다고 말해줘도, 스스로 확신이 없어 고민 속에 멍하니 밤을 새기도 했었습니다.
매해 빠짐없이 잘하고 싶다는 욕심과 이 정도면 적당히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치열하게 싸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끊임없이 응원해주고 아껴줘서 잘해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모든 어려움을 잘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언제나 주변 사람들에게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에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잘 잡아서 회고를 쓰는 오늘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2023년에도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이 듣고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회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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